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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컴패노이드 랩스에서 의장을 맡고 있는 장진규 박사입니다. 저는 현재 연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 교수로 재직 중에 있고, 동시에 국내 최초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의 투자 파트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컴패노이드 랩스라는 사용자 경험 리서치 기반 컴퍼니빌더를 설립하고 의장직을 맡아 연구자이자 투자자, 기업가로서 활동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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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양한 일을 하고 계시네요! 어떻게 UX 관련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연구자, 투자자, 기업가,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하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학습이 컸습니다. 저는 연세대학교에서 인지 과학(Cognitive Science)과 인간-컴퓨터 상호 작용(Human-Computer Interaction)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제가 HCI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주 어릴 적 경험에서부터 출발하는데, 2000년대 초 닷컴 열풍이 불던 때에 스타트업을 창업해 약 3년간 경영 후 엑싯했던 경험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당시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초고속 인터넷의 시대가 열리면서 개인 홈페이지 열풍이 본격적으로 불었습니다. 포털 사이트들은 앞다퉈 개인 홈페이지 서비스를 열어 사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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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주로 쓰는 네이버를 비롯해 당시 주목받았던 네띠앙, 엠파스, 네이트, 파란, 컴내꺼, 하이홈 등 포털 사이트들이 대표적이고, 라이코스의 트라이포드는 정말 강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편 컴퓨터를 좀 다룬다는 사람들은 개인 웹사이트를 직접 코딩하여 만들고 싶어 할 욕구가 다들 가득했던 시기이기도 했죠. 이때 가장 문제가 바로 개인 웹사이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서버 구축이었는데, 지금이야 웹호스팅 서비스가 워낙 다양하게 쓰이고 접근도 너무 쉬워졌지만, 예전에는 그렇지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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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저는 공동창업자 두 명과 함께 이즈네이션 네트웍스(Iznation Networks)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저희가 가진 특유의 서버 세팅 기술을 만들어 빠르게 사용자층을 확보했었습니다. 약 3년간 이끌었던 회사는 제가 대학 진학과 학업을 이어나가야 하는 이슈 때문에 고심 끝에 공동창업자들과 회사를 M&A(매수·합병) 시키기로 하고, 그 당시 저희보다 큰 웹호스팅 회사에 저희 스타트업을 매각하면서 창업의 여정이 끝이 났었죠. 이때, 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사용자 경험(UX)의 힘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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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경험은 고등학교 시절 카이스트에서 영재교육을 받은 경험이었습니다. 현재는 카이스트에서 하고 있는 영재교육이 국제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되었는데, 제가 창업 당시 동시에 카이스트에서 정보과학기술 분야 1기 영재생으로 대학 공부를 했었습니다. 그때 공부 주제의 두 축이 e-CRM과 기계학습이었습니다. e-CRM의 경우 기업들이 고객들과 소통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한창 강조되던 시절이라 핫한 분야였고, 기계학습은 사용자로부터 수집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분석을 통해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에 관해 공부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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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영재교육을 받던 중에,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국가대표 영재생을 선발해 심화 교육을 추진한 적이 있었는데 여기에 선정되어 미국 학생들과 공부를 했었습니다. 주제는 로봇이었는데, 카이스트 김종환 교수님 랩 멤버분들과 함께 축구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것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했었습니다. 이때 제가 앞서 공부하고 있던 e-CRM과 기계학습을 응용해 축구 로봇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움직임의 형태를 고안하고 제안하면서 UX가 기술의 어떤 점을 극복시켜주거나 응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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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러 프로젝트를 해오셨을 텐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은 프로젝트가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아무래도 2009년에 참여했던 삼성전자 글로벌 런칭쇼에서 프레젠터로 무대에 선 것이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대가 오기 전 애니콜 브랜드로 타겟에 맞는 다양한 스타일의 피처폰을 어필하는 데 주력하고 있었죠. 저 역시 2009년 삼성전자에서 키즈폰 프로젝트를 진행했었고, 그 외에도 내부엔 다양한 컨셉의 피처폰들이 기획되고 실제 출시되었습니다. 이 피처폰들 가운데 신세대를 타겟으로 한 브랜드 코비(CORBY)는 삼성전자에서 당시 야심차게 준비했었고, 3D 홀로그램 무대로 무장한 글로벌 런칭쇼를 이탈리아와 국내에서 동시에 개최하게 되었는데요. 국내에서 1,500여 명의 귀빈과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당시 최대 규모의 3D 홀로그램 무대 런칭쇼였는데 여기에 프리젠테이션 작성자이자 프레젠터로로 무대에 선 것이죠.

 

3D 홀로그램 무대의 인터페이스에 대해 책임지고 있던 에이전시가 있었지만, 코비폰의 특징과 인터랙션 방식에 대한 내용을 스토리텔링으로 녹여내고, 또 이를 프레젠터가 효율적으로 전달하려면 프레젠테이션을 잘해야 하는데, 대본이 있긴 하지만 3D 홀로그램 무대 안에서는 그 대본을 외우고 액션까지 취해가며 인터랙티브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고려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이에 대한 전문성에 대해 인정해주셔서, 프레젠테이션 작성자로서 대본을 직접 작성하고 수정해가며 무대 동선 등을 다 맞추고 했었죠. 지금 보면 내용이 사실상 최근 화두가 되는 UX 쓰기(UX Writing)를 한 것인데요. 이 경험에서 3D 홀로그램 무대 내 인터페이스와 여러 센서 포인트들을 활용한 인터랙션 방식들, 스토리텔링을 고민하면서 사용자에게 UX를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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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투자자'라는 직업도 가지고 계시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앞서 언급했던 주요 경험들이 저를 HCI 분야(인간-컴퓨터 상호 작용)로 이끌었는데요. 인지 과학(Cognitive Science) 기반의 HCI를 수학하면서 과거 로봇 공학, 물리학, 컴퓨터 공학 등을 공부했던 것과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엑싯했던 경험을 살리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연구자로서 일단 연구 기반을 직접 만들어 연구해보자는 마음으로 처음엔 서울대학교 산하의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들어갔고, 들어간 지 2년 만에 직접 국가 과제를 따게 되면서 연구책임자 자격으로 단독 연구실을 구축했죠. 그것이 바로 '컴패노이드 랩스' 였고요. 약 2년간 융합기술원 내에서 단독 연구실을 운영하고 연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로 적을 옮기면서 컴패노이드 랩스 역시 이전하여 1년 6개월간 운영했어요.

 

그런데 제가 박사과정 3년 차일 때, 학업에 집중했던 수년간을 뒤로하고 조금 다른 일들을 함께 추진했습니다. 바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 만드는 것이었어요. 애초에 HCI 분야를 전공하게 된 이유가 과거 경험으로부터 UX가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하고, 이것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분야가 바로 HCI였기 때문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애초에 아카데미아에 흥미가 없었죠. 하지만, 아무래도 수년간 배웠던 것이 리서치였고 제가 이 분야에서는 SCI 논문도 많이 내고 성과가 좋아서 훌륭한 분들도 많으시지만, 저 역시 HCI 분야에서는 젊은 연구자로 주목을 좀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공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무언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당장 졸업도 해야 하고 여러모로 직접 하기엔 부담이 되었죠. 아무리 스타트업을 했던 창업자 출신이어도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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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선택한 것이 그런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일에 기여하자고 시작한 것이 바로 '투자'였어요. 스타트업 엔젤 투자를 하기 시작한 거죠. 처음에 우연히 제 연구 주제와 결과를 보고한 스타트업 대표님이 연락을 주셨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해당 회사에 자문역으로 일하게 되고, 결국엔 투자까지 하게 되면서 '스타트업 투자자'로서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어요. 이것이 계기가 되면서 제 연구 결과를 스웨덴의 모 회사와 웨어러블 카메라 프로덕트를 만드는 UX 관련 기술에 활용하기도 했고, 우리나라의 모 회사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의 스마트 워치 UX 설계에 적용하기도 했죠. 다 제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이었습니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합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타트업 투자자로서도 투자 및 자문을 하던 스타트업이 20개가 넘어갈 때쯤, 제가 관심 있던 분야인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스타트업도 3~4개 정도 투자를 이미 한 시점이었어요. 지금 제가 투자 파트너로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DHP) 최윤섭 박사님께서 제안을 주셨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만 보고 투자하는 국내 최초의 버티컬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를 시작한 지 1년이 되었는데, 진정성 있게 이 분야를 바라보고 같이 투자하고 자문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그래서 앞뒤 안 따지고 합류하기로 했고, DHP 법인에도 투자하고 DHP가 만드는 개인 투자조합에도 투자자로 참여해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 4년째 파트너로 DHP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요. 현재 41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고, DHP에서 조합 투자로 15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해 50여 개가 넘는 스타트업과 투자&자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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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컴패노이드 랩스'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올해 들어 제가 새롭게 시작한 일이 있는데요. 바로 컴패노이드 랩스입니다. 사실 앞에서 컴패노이드 랩스를 연구실로 소개했고,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산하 연구실로 출발해 연세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연구실로 있었습니다. 거쳐 간 학생들도 30여 명이 넘고, 리서치도 15개의 주제가 진행되어 각종 논문과 특허로 나왔고요.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어느 순간 저는 연구자이면서도 투자자로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여러 일이 복합적으로 진행되면서, 점차 HCI, UX 연구자로서 학계에 기여하는 일과 산업계에 기여하는 일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UX를 연구한다는 것을 아카데미아에서는 HCI 연구자로서 시스템 만들고, 인터랙션 기술 만들어서 실험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검증하고, 논문으로 출판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합니다. 반면, 현업에서는 프로덕트를 설계하고, 빠르게 만들어보고, 사용자 반응을 정량/정성적 데이터로 얻고, 결론적으로 사용자의 선택을 받아 훌륭하게 성장하면, 혁신적인 UX에 기반한 프로덕트로서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는 과정을 의미하죠. 이러한 과정에서 점차 연구를 통해 논문이나 특허로 검증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그것이 또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또 새로운 이벤트가 발생하면 이를 연구하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핵심적인 UX를 전달하는 기술이나 효과에 대한 효용성은 또 논문이나 특허로 나오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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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컴패노이드 랩스가 연구소나 학교에 머물면서 그저 학생으로서 순수 연구 레벨에서 프로젝트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어요. "현실 연구(Research to Reality)", 즉 R2R로써 UX 리서치는 모든 프로덕트를 만드는 회사라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야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를 기반으로 성장한 아마존이나 애플, 구글은 그렇게 추종하면서 이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고 포지셔닝해 리서치하고 프로덕트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는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는 거예요. 스타트업들일수록 UX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접근하려는 회사들은 많지만, 전문성이 없고 그런 전문성 있는 인재는 대기업에도 드물다 보니 구하기 힘들고, 그래서 제게 투자받지 않은 스타트업들도 자문 요청을 하면 그간 대부분 함께 프로젝트를 하건 자문을 하건 어떤 방식으로라도 도움을 주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제 몸은 하나인데 자문을 원하는 스타트업이나 대기업조차 많았죠.

 

마침 저는 투자자로도 일하고 있고, 그래서 이를 연결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판단했어요. HCI 연구자로서 고유 영역이랄까?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UX 리서치를 기반에 두면서, 투자자로서 좀 더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일. 그래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나 VC보다는, 직접 프로덕트를 만들어내는 과정에까지 관여하는 컴퍼니 빌더의 모델을 생각한 것이죠. 그래서 연구실이었던 컴패노이드 랩스를 사용자 경험 리서치 기반 컴퍼니빌더로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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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크게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 성향과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저는 모든 일이 사람에 의해 시작되고 끝난다고 생각하다 보니 사교적인 성향이 오히려 도움이 되더라고요. 뭔가 힘든 일이 생기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도움을 요청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아요. 반대로 제가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대가 없이 도움을 드리려고 합니다. 스타트업 투자를 하면서도 아무 대가 없이 대부분 자문하고 있고, 투자를 최종적으로 하지 않아도 자문은 아무 비용 받지 않고 해드려요.

 

그나마 사회생활 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을 굳이 꽂아보면, 어떤 오해를 받았을 때에요. 한 두 번 될까 말까이기는 하지만, 일이라는 게 선의로 했다고 그 형태나 결과가 꼭 남에게 선의로만 해석되지 않는 경우들이 있잖아요. 타인에게 모든 것을 인정받거나 선의로 해석 받을 수도 없고, 결국은 이러한 오해가 고통으로 다가올 때도 있어요. 때론 설명하거나 오해를 푸는 형태로 해결되고, 사실 대부분은 그렇게 풀어버리려고 노력하는 게 제 사교적인 성향의 특성상 잘 맞더라고요. 그렇지만 안 풀릴거나 오해를 풀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요즘은 합니다. 결국 사람은 살아가면서 모든 사람과 잘 지낼 수 없다는 것을 이제 마음으로 수긍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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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면접 및 동료, 복지 등 컴패노이드 랩스 기업 문화는 어떻나요?

컴패노이드 랩스는 아직 모든 면에서 부족합니다. 기업 문화씩이나 이야기하기엔 너무 초창기이죠. 3년 전, 연구실로써 처음 시작해서 지난 3년간 일개 연구실에 불과했지만, 연구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문화 및 인재상이라고 하면, 몇 가지 생각들을 전달 드릴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이것은 앞으로 컴패노이드 랩스가 리서치 컴퍼니이자 컴퍼니 빌더 기업으로 탈바꿈한 뒤에도 유지할 것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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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저희가 추구하는 인재상은 "인간에 대한 관심이 많고 문제 해결이 즐거운 사람"입니다. 저희는 사용자 경험 리서치컴퍼니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관심이 많은 멤버들이 가득한 팀이어야 합니다. 사용자도 결국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서부터 모든 UX 리서치가 시작되어야 해요. 그래서 사용자에게 궁금해하고, 쉽게 다가가고, 묻고, 이해하고, 또 이를 기반으로 보다 사용자들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는 멤버들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저희 컴패노이드 랩스에서는 인간의 이해를 위해 인문, 사회, 예술 등 공학적이지 않은 영역에서의 지식 습득을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요.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컬쳐데이를 열어 영화관이나 갤러리 등을 방문해 의미 있는 콘텐츠나 작품들을 봐요. HCI나 UX 분야에서 인사이트를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기술적인 요소들이 조금 가미되어 있거나, 인간과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을 생각해볼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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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저희가 추구하는 인재상은 "모두가 대표 마인드를 가진 사람"입니다. 저희는 컴퍼니 빌드로서의 기능을 하기 때문에, 대표의 마인드를 가진 멤버들이 가득한 팀이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컴퍼니 빌더가 운영, HR, 파이낸셜 서포트(혹은 투자)를 하는 기능이 있는데요. 컴퍼니 빌더는 그 목적과 형태에 따라 기능이 꽤나 다른 해외의 사례들만 봐도 앞서 언급한 기능들이 기본 바탕에 깔려있으면서 특징적인 일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컴패노이드 랩스는 그 주요 기능을 사용자 경험 리서치에 두고 있는 것이고, 따라서 내부 구성원들이 CIC나 파트너사의 프로덕트를 만드는데 오너십을 갖고 직접 뛰어듭니다. 그래서 애초에 지금 셋업중인 저희 컴패노이드 랩스 멤버들은 기본적으로 창업가 기질이 있고, 면접 시에 본인들이 자체 제품, 자체 회사를 궁극적으로 갖겠다는 희망이 있는지 질문하여 긍정적인 멤버들만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다들 CIC의 대표가 되거나, 혹은 다른 기업에서 오퍼가 와 일을 하겠다고 나가도 좋다고 했는데, 컴패노이드 랩스는 100년, 200년을 바라보고 만든 UX 리서치 컴퍼니이자 컴퍼니 빌더이므로 구성원들의 능력이 회사 곳곳에 퍼지는 것이 훨씬 좋다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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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저희가 추구하는 인재상은 "사용자로부터 인사이트를 얻고 일반화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입니다. 저희 멤버들은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한 UX 리서치 능력을 기본 베이스에 두고 디자인이나 개발 등 필요한 핵심 테크닉을 갖고 있습니다. UX 리서치는 인사이트를 얻는 단계부터 이를 어떤 효과로 검증하고 그 타당성과 논리를 학문적으로 만들어낸 뒤,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사용 가능한 형태로 실제 무언가를 만들고 증명하는 일반화 단계를 거치는 것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컴패노이드 랩스 멤버들은 기본적으로 리서처로서의 자질이 있고, 동시에 이를 현실화하는데 능한 사람들로 구성되기를 기대합니다. 어느 한 쪽이 부족할 수 있는데, 특히 리서처로서의 자질적 측면에서는 내부에서 계속해서 세미나와 스터디를 통해 역량 강화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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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이야기한 인재상을 우리 멤버들이 계속 갖출 수 있도록 역량 강화의 측면에서 준비하는 복지들이 있고, 또 한 축은 바로 금전적인 복지인데요. 사실 제가 이렇게 컴패노이드 랩스를 설립하게 되면서 하나 생각한 것이, 우리는 다음 세대가 누릴 차세대 삼성, LG, 현대와 같은 글로벌 컴퍼니들을 만들 준비가 되어있는가였습니다. UX 리서처로서 설 자리가 좁은 국내의 특성을 봤을 때, 혁신이 꼭 UX에서 일어난다고만 주장할 수는 없어도 UX가 굉장히 중요하고 그 파워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회사들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UX 리서처들이 리서처로서 자기가 원하는 분야의 리서치를 하고, 그것이 지적 재산권이자 아이디어로써 사용자의 선택을 받고, 또 인정을 받아 시장가치로써 매겨진다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돈은 따라오는 것일 텐데, 그냥 직장인으로서 어떤 회사에 30년, 40년씩 있는 시대는 지났지만, 인간은 기본적으로 안정을 추구하잖아요. 저 역시 평생 할 직업이 무엇이냐고 하나만 꼽으라면 투자자도 아니고, 창업가도 아니고, 연구자로서 HCI, UX 리서치를 하는 것인데, 정작 이것을 계속할 수 있는 회사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취직할 생각도 딱히 하지 않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직접 이 장을 만들자고 나온 것이 컴패노이드 랩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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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컴패노이드 랩스 구성원들은 최소한 돈 걱정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UX 기반의 컴퍼니 빌딩에 참여하고 이를 지분이든 매출에 따른 수익 쉐어든 금전적인 가치로 환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미 면접 시 친구들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앞으로 10년, 20년 뒤에 어느 동네에서 살고 싶은지?", "얼마나 돈이 있으면 은퇴해도 좋을 것 같은지?" 등을 물어봤더니 생각보다 구체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면접 전체 과정에서 뭐랄까,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후기를 들려주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젊은 세대들이 이런 부분들을 생각하고 있지 못해왔다는 것이죠. 컴패노이드 랩스 최고의 복지는, 하나의 회사에서 여러 회사에 다닌 것과 같은 역할을 하고, 이를 통해 전문가로서 각자가 인정받는 멤버들이 되게끔 하고, 자연스럽게 돈이 따라온다는 것입니다.

 

 

Q. 디자이너로서 귀사에서 일 잘하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사실 저희는 디자이너라는 직군을 따로 안 두고 있어요. 모두가 UX 리서처인데, 단지 시각디자인이나 산업디자인과 같이 디자인 백그라운드를 가진 친구들은 디자인 측면에서 UX 리서치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이겠죠. 따라서 디자인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 역시 컴패노이드 랩스에 오시면 리서처로서 문헌을 탐색하고, 논리를 고민하고, 설계하는 그런 생각들을 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생각 외로 기업들은 사용자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을 한다고 광고 아닌 광고를 해가며 디자이너나 개발자를 채용하는 기업들이 꽤 많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였다는 점은 선배들 붙잡고 물어보면 다들 들어서 알고 있을 거예요. 결국, 이것은 철학의 문제거든요. 사용자를 지금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사용자만 보고 간다는 아마존의 제프베조스나 애플의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를 피상적으로 듣고 UX를 이야기하는 대다수의 현업 전문가들이 생각 외로 자기 아집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학적으로 어떤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없으면 아마존의 핵심 UX이자 가장 가치 있는 특허로 언급되었던 원 클릭 UX 시스템이나 애플의 터치 기반 제스처 인터페이스는 절대 나오기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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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이 궁금합니다.

앞으로 연세대학교 교수직은 조만간 내려놓을 생각입니다만, 어디서나 교수이자 연구자로서 중심을 잃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컴패노이드 랩스이니 만큼, 장기적으로 리서치 컴퍼니이자 컴퍼니 빌더로서 100년, 200년 가는 회사로 키워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성공적인 회사들을 만들어 UX 리서처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모든 프로덕트들이 UX 중심으로 설계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UX를 설계한다는 것은 UI 디자인과 다르다는 것을 너무나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정작 포지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구분이 안 되는 것이 그간 너무 아쉬웠고 제가 많이 지적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다르듯, UX 설계와 UI 디자인은 완전히 다른 영역인데 기업들은 UX/UI 라고 묶어서 이야기하죠.

 

이러니 매번 UX는 혁신도 없고 무너지기 쉽고, 예쁜 UI만 잘 뽑아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물이 없는 인테리어는 없어요. 앞으로 컴패노이드 랩스가 UX 리서치 기반으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지 기대해주시기 바라고, 깊이를 갖춘 UX 리서치로 국내 최초의 UX 리서치 기반 컴퍼니 빌더로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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