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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반갑습니다. IBM에 UX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시다고 들었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뉴욕 IBM CIO 디자인 팀에서 비주얼 UX 디자인 리드로 일하고 있는 김수연입니다. 저는 빙엄턴 대학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저의 첫 직장인 멀티미디어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디지털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채널, 마이클 코어스 등 여러 패션 인더스트리에 있는 클라이언트들과 일을 하던 중에 모바일 앱 디자인에 흥미를 느껴서, 니켈로디언으로 직장을 옮겨 앱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니켈로디언에서는 Nick Jr. 애플리케이션, My Nick Jr. TV 프로그램 등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에미상를 수상하여 디자이너로서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었습니다.

 

그 후에는 'Triller' 라는 스타트업에서 파운딩 멤버로 뮤직비디오 메이커 애플리케이션을 디자인하고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IBM에서 근무하면서, 전 세계 수십만 명의 IBM 직원들의 생산성과 근무 환경 향상을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디자인하고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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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기억에 남는 대표 성과가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는, 제가 니켈로디언에서 디자이너로 일할 당시에 처음 리드 디자인을 맡았던 MY Nick Jr.가 있습니다. My Nick Jr.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새로운 TV 채널입니다. 니켈로디언의 주 시청 연령대인 아이들이 더 편리하고 재미있게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채널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테마로 바꿀 수도 있고, 미리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예약하여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는 기능들이 있습니다.

 

어느 날, 부사장님이랑 디렉터 몇 분이 오셔서, 2주 동안 'My Nick Jr.' 라는 새로운 TV 채널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주셨는데, 이 프로젝트가 큰 프로젝트가 될 줄은 처음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도 처음 리드를 맡은 프로젝트라서 무작정 열심히 했고, 프로젝트가 너무 커지는 바람에 팀원들과 며칠을 밤을 새워가며 만들었습니다. 4~5 스크린만 디자인하면 됐던 일이 100 스크린이 되고, 광고 디자인과 패키지 디자인 팀과도 연결해서 제가 모두 디렉팅을 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모두가 잘 따라와 준 덕분에 제시간에 론칭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니켈로디언에서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니켈로디언 채널들을 시청하고 그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니켈로디언의 디자인이 많은 곳에 노출된다는 것이었습니다. TV를 포함한 미디어는 물론이고 지하철이나 버스정류장에서도 많이 광고되고, 또 타임스스퀘어 빌보드에도 광고가 되는데, 어느 날 점심시간에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가는데 제가 디자인한 'My Nick Jr.' 가 타임스스퀘어 빌보드에 광고되는 것을 보고 너무 기뻤습니다. 그 심정은 지금도 너무 벅차오를 정도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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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회사에 취업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테크컴퍼니에서 일하는 것이 예전부터 꿈이었습니다. 제 역량을 큰 시장에서 넓게 펼치고,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디자인한 프로덕트로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서 테크컴퍼니에 지원했습니다. 제가 IBM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팀 문화” 때문이었습니다. 처음 인터뷰 때 'Ed Mc Fadden'이라는 분이 연락하셨는데, IBM에서 20년 이상 일하신 분이었습니다. IBM에는 이렇게 오랜 기간 일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걸 보고 IBM이 직원들을 위하고 복지가 좋은 회사라는 느낌이 확 와닿았습니다. 다른 인터뷰들과는 다르게 팀원들이 서로 하는 얘기들이 정감이 가고, 짧았던 인터뷰에도 좋은 팀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회사에 입사하면 이런 스마트한 분들과 내가 원하는 화목한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정말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습니다. 취업하게 된 노하우라고 할 만한 특별한 것은 없고 기본적인 것에 집중했습니다. 일단 잡 디스크립션을 꼼꼼히 숙지하고 충분히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팀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원하는 스킬셋이 무엇인지를 잘 공부하고 이력서를 만들고, 포트폴리오를 준비했습니다. 예상 질문지를 만들어서 연습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제가 인터뷰에 임하는 자세가 마음에 들었다고 저를 인터뷰한 분들이 알려주었는데, 저의 긍정적인 자세가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는 모습, 또 제 의견을 자신 있게 피력하는 모습, 그리고 비평에 대해 침착하게 대응하는 모습이 아주 좋았다며 만장일치로 합격시켰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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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회생활을 하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사실 저는 퍼블릭 스피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디자인하다 보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소통이 잘 돼야 하고, 스택홀더에게 아이디어 피치를 하고, 제 의견을 다른 사람들에게 피력하고, 또 완성된 디자인이나 프로덕트의 이점을 설명하고 설득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 앞에서 제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던 두려움을 피하지 말고 극복해 보려고 처음에 제가 디자인한 IBM 앱 스토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주제로 AHFE 콘퍼런스에 신청했고, 그게 통과되어서 그쪽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해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일단 신청만이라도 해보자고 한 게 막상 되니까 두려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정말 설렜던 기억이 납니다. 저의 첫 오피셜 퍼블릭스피치였기에 정말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대략 100명 정도 규모의 20분을 남짓한 짧은 프리젠테이션 이었지만, 성공적으로 잘 해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끝나고 나서 많은 질문과 좋은 피드백을 받고 나니까 재미도 있고 보람찼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시고 콘퍼런스나 밋업에서도 초청이 되어서 퍼블릭스피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또 운이 좋게도 FIT나 다른 몇몇 대학교에서 초청 교수 제의가 와서 학생들 앞에서 강의도 했습니다. 지금도 프리젠테이션 할 때면 여전히 긴장이 많이 되지만, 제가 취약했던 부분을 빨리 극복할 수 있었던 게 제 인생의 큰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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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IBM의 기업 문화가 궁금합니다. 

IBM에는 오랫동안 일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인지, 팀 분위기가 끈끈하고, 일하다 보면 모두 친구 같은 친밀감이 들 때가 많습니다. 누구의 의견이든 항상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존중해 주는 게 기본적으로 깔려있습니다. 저는 이런 팀 문화가 마음에 듭니다. 이곳에 입사하기 전까지 저에게 매니저의 정의는,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고, 잘 보여야 하는 사람이었는데, 여기서 일하면서는 매니저가 마냥 상사이자 평가자가 아닌, 서포터 역할을 하는 리더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일하면서 어려움이 없는지 필요한 것 이 없는지 항상 물어봐 주고, 개인이 원하는 커리어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알려 하고, 그것을 위해 같이 고민해주고 도움을 줍니다.

 

동료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기서 가장 큰 장점으로 느꼈던 것이, 직원들끼리 서로 배울 기회가 많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리드하는 그룹미팅 중에 “Design Ping Pong”이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에는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다양한 롤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고 서로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 등을 공유합니다. 모두들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고, 영감을 얻습니다. 저는 이런 팀 분위기가 결국 회사와 직원들이 함께 성장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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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회사에서 일 잘하는 인재상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CIO 디자인 팀에서 면접관으로 참여한 지 3년 만에 60명이었던 팀이 140명이 되었습니다. 인터뷰하면서 느낀 제 개인적인 인재상은, 디자인 센스가 있는 사람입니다. 실력은 당연히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것이기도 하고, 당장 실력이 좋은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테크니컬한 부분은 부족하다면 어느 정도 일을 하면서 배워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디자인 센스는 단기간에 느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어떤 사람이 비주얼 디자이너로 지원을 하면, 저는 이 사람이 좋은 비주얼 디자인을 구별해내는 능력이 있는지, 또 이 사람만의 유니크한 디자인 스타일이나 개성이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또한 어떤 사람이 UX 디자이너로 지원을 한다면, 저는 유저의 관점에서 겪을 수 있는 현재의 문제점과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효율적인 솔루션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는지를 봅니다. 회사에서는 단순히 디자인만 잘하는 사람보다는 넓은 사고를 지닌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서 유저를 이해하고 공감 할 수 있는, 어떤 그런 디자인 센스를 가진 사람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긍정적인 자세와 열정도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을 인터뷰하다 보면, 간혹 디자이너로서 열정이 풍부하고, 이 팀에 들어오고 싶은 목적이 분명한 사람을 인터뷰하게 되는데, 이 사람과 꼭 같이 일하게 되어서 더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다는 느낌이 강하게 오는지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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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취업을 앞두거나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도 아직 커리어가 길지는 않지만, 조언해드린다면 네트워크를 키워나가는 일에 게을러지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일단, 첫 번째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내 주위의 가까운 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네트워크라는 것은 내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외적으로는 밋업이나 콘퍼런스, 세미나 같은 다양한 모임에 참여해서 공통 사가 같은 새로운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내적으로는 나에게 맞는 커리어 패스를 같이 고민해주고 가이드 해줄 수 있는 멘토를 찾으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링크드인' 같은 커리어 사이트에 꾸준히 자신을 프로모션 하는 것입니다. 나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네트워크 안에서 꾸준히 여러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어떤 기회들이 있는지 알게 되고, 그래서 그 기회를 잡으려 노력하고 달려가다 보면 또 다른 새로운 기회를 찾게 됩니다. 저는 기회라는 것은 나 자신이 직접 만들어 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네트워크를 키우고 관리하는 일에 소홀하지 말라고 조언해 드리고 싶습니다.

 

 

Q. 앞으로 디자이너로서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요?

영향력이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디자이너인 게 굉장히 자랑스럽고,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서,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뜨겁고, 계속 도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제 디자인 경험과 스킬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이번에 코로나를 겪으면서 디자이너로서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여러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디자인 프로젝트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UN 디자인 글로벌 콜 아웃의 포스터 디자인에도 참여하고, WDO(국제산업디자인협의회), IBM 디자인, Design for America 와 협업해서 팀과 함께 코비-19 디자인 챌린지 웹사이트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라도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보람찬 프로젝트였습니다.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프로덕트를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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