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디자인 방위대에 관해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디자인 방위대라는 이름이 어딘가 모르게 개인의 B급 정서를 자극합니다. 전대물의 아련한 향수를 느낄 수 있어서 인지도 모릅니다. 허나 우리 디자인 방위대는 나름 B급 향수의 전대물속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발견하였습니다. 각자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우리만의 디자인. 즉 건축, 가구, 제품, 시각의 각기 다른 전공자들이 모여 각각의 관점에서 프로젝트를 다양한 시점으로 해석하며, 다양성과 새로움을 항상 제공합니다. DUTCH LAB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DUTCH COOFFEE TOOL의 디자인 및 개발, 브랜딩을 이어나가고, CLIP PEN 브랜드를 통해 기능성 문구류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방위대라는 이름처럼 각기 다른 영역의 제품들을 잇는 합정동 생존형 운명 공동체적 언더그라운드 디자인 협동체인 디자인 방위대입니다.
작업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근면(勤勉), 성실 (誠實), 창의(創意), 정직(正直) 입니다. 모든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부지런히 일하며 힘쓰는 근면(勤勉), 정성스럽고 참된 방향으로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는 성실(誠實), 하나의 사물과 개념에 대해 차별성 있는 방향으로 새로운 의견을 생각하여 내는 창의(創意), 모든 고객이나 관객들에게 단 하나의 마음의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바르고 곧은 정직(正直)한 디자인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디자인방위대만의
작업 프로세스와 스타일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회주의적 협동 디자인의 PROCESS와 STYLE로 작업합니다. 하나의 PROJECT는 건축+ 가구+ 제품+ 시각의 관점의 결합체입니다. 정해놓은 틀에 얽매여 편협된 주관적인 사고를 하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하며 개별적인 개성을 최대한 살려 하나의 프로젝트에 다양한 색깔을 표현하면서도 낯설지 않고 어울림을 지향합니다. 즉,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아직은(?) 젊은 감성의 디자이너들이 각각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하나의 결과물로 도출해내어 편협된 관점에서 벗어나 모든 소비자나 고객들에게 새로움과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STYLE은 각 브랜드("DUTCH LAB 및 CLIP PEN"의 브랜드 보유)에 맞는 STYLE로 디자인합니다. DUTCH LAB: "DUTCH COFFEE MACHINE"은 아방가르드하면서 고풍적이고 화려하며 실용적이고 허세다우며 멋이 납니다. CLIP PEN: 새롭지만 낯설지 않고 기능적이지만 실용적이며 다양한 문구류와 잘 어울릴 수 있습니다.
새로운 작업을 기획하실 때 작업에 도움을 주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낡고 손때 묻은 소품들이나 장난감들을 자세히 본 적이 있습니까? 사용자들의 추억과 기억, 그들이 했던 행위에 따라서 같은 제품이라도 다른 기억을 담고 다른 모습으로 남겨집니다. 이제는 초등학생이 되어 어른이 되고자 자신의 추억과 이별을 고하는 어느 이름 모를 소년의 다리 없는 장난감, 어느 가족의 추억이 담겨있는 빛바랜 접시, 누군가의 추억을 전달하기 위해 받은 작은 기념품들...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의 기억과 추억은 우리에게 다시 전달되고 우리 나름대로 재해석됩니다. 재해석 된 기억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생각과 이상,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것에 대한 정답이라는 이름이 과연 정답일 것인가? 정답이라는 틀을 찾아서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그리고 이렇게 제작되는 프로젝트들은 우리를 만족할 수 있을까? 추억의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시선과 관점을 갖게 되고 그를 통해 새롭지만 낯설지 않고 화려하지만 허세롭지 않으며 멋지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작업을 진행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렇게 해도 영감이 안 떠오르면 현실적으로 대응해봅니다. 월급통장을 바라보면서 생각합니다. "우리는 해내야 한다고"
그동안 했던 작품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디자인 방위대 사무실(COMMAND CENTER) 이전입니다. 언더그라운드 디자이너 생활(지하층 사무실)에서 햇빛을 볼 수 있는 지금의 합정동 사무실로 이전하면서 디자인 방위대가 갖고 있던 모든 역량과 노력을 집결하였고, 향후 디자인 방위대가 가야 할 방향성과 정체성에 대한 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카페와 사무실, 숙소가 결합한 생존형 복합공간을 통해서 디자인 방위대가 개발 진행하고 있는 브랜드인 DUTCH LAB 및 CLIP PEN을 전시하고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쇼룸 또한 마련하였습니다. 지하층 카페 공간에서는 방위대 복지를 위해 일 년 365일 항상 무한 커피가 제공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사무실의 이전을 위해 방위대원들 간의 협업과 노력을 통해 정말 많은 일을 어렵게 진행하였습니다. 그 이후 완성된 디자인 방위대의 단결력을 토대로 오늘의 디자인 방위대가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업하다 보면 마음에 드는 작품도 나오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때는 어떻게 하나요?
당황하고 안절부절못하며 불안한 마음에 술을 마십니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 같은 작은 디자인 사무실에 일어나는 예상치 못한 일들은 무조건 좋지 못한 일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당황하고 좌절하며 안절부절못하는 게 정상이라 생각합니다. 느껴지는 불안함 만큼 자기 일에 관해 열심히 노력했고, 최선을 다했을 것입니다.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당황하지도 좌절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럴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애착도 관심도 생각도 없었으니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도 힘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의 꿈과 미래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이겨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 젊은 청춘이니깐요." 이런 대사는 스타워즈 7: 깨어난 포스에서나 나올 거로 생각합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고민한 만큼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면 아프고 힘들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다른 많은 방법도 있겠지만, 술도 먹고 푸념도 해보고 욕도 한번 해봐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일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마음이 진정되었을 때 예상치 못한 일을 다시 한 번 돌아보길 바랍니다. 예상치 못했던 일이 생각보다 큰일은 아니니까!
마지막으로 디자인방위대의 꿈 꾸는 비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안정된 생활 가능형 운명 공동체적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집단입니다. 최근 언론의 화두가 되었던 열정페이의 산실인 디자인 영역. 낮은 임금, 많은 근무시간,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수많은 젊은 디자이너들은 좌절하고 포기하며, 자신의 디자인 역량을 현실과 타협합니다. ‘디자이너 = ALWAYS "을"의 입장’ 공식처럼 정해져 있는 디자이너의 사회 현실 속에 디자이너의 꿈과 이상을 잃지 않고 디자이너에 대한 기존 사회 계층적 구조의 한계(외주를 받으면서 늘 "을"의 위치에 존재)를 뛰어넘을 수 있는 안정되지만, 현실적인 디자인 공동체가 되고자 합니다. 많은 디자인 사무실들은 항상 크리에이티브하며 차별성이 있는 디자인 사무실이 되고자 노력합니다. 허나, 현실 속의 우리의 삶이 늘 크리에이티브하고 역동적일까? 수많은 디자이너는 오늘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꿈과 희망을 잃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방위대는 생각합니다.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원동력 및 기반은 디자이너의 생활경제 환경의 안정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모든 디자이너에게 질문하고 싶습니다. 디자이너들이 공무원처럼 안정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만약 그런 환경이 주어진다면, 지금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디자인하고 생산하고 판매하고 구매하는 모든 사람이 그런 아찔함을 영위할 수 있는 그런 디자인 사무실이 되고자 합니다. 그 중심에 디자인 방위대가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