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대학교 디자인학부 재학 중이며 졸업을 앞둔 한규형입니다. 어려서부터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했었고 쓰이는 물건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발명가의 꿈이 있었습니다. 이후 고등학생 시절 디자이너를 꿈꾸던 친구로부터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알게 됐고 디자이너의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현재는 제품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으며 특기는 모델링입니다. 취미는 여행을 다니며 타 문화권의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뜻밖에도 제 작품이 2018년도 두 번째 iF Talent award에서 Best of the year에 선정되었습니다. iF에서 입선 이상의 상을 받게 너무나도 기분이 좋습니다.
Q. 수상을 축하합니다. 수상 소감과 작품설명 부탁드립니다.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은 다행히 복학해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사실 3년이란 긴 휴학 기간을 가지면서 디자인을 그만둘까, 하는 고민을 하기도 했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노력의 결실을 본 것 같아 너무나도 기쁩니다. 저를 지도해주신 안혜신 교수님의 도움이 정말 컸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 이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제가 이번에 출품했던 작품은 ‘qibla’입니다. ‘qibla’는 시각장애 무슬림들을 위한 스마트 워치입니다. 많은 분이 알고 계시다시피 무슬림들은 하루 5번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메카'를 향해 절을 해야 합니다. 그 때문에 자신이 어디 있든지 간에 메카가 있는 방향을 알아야 하죠. 기존에도 메카가 있는 방향을 알려주는 서비스는 많았지만, 대부분 시각적으로만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시각장애가 있다면 애초에 타인의 도움 없이는 메카가 있는 방향을 알기 어려웠던 거죠. 하지만 스마트 워치 ‘qibla’는 시각장애인분들도 타인의 도움 없이 ‘메카’가 있는 방향을 알아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Q. 이번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은 어떻게 영감을 얻었나요?
작년 이맘때쯤 학교에서 ‘이슬람의 이해’라는 교양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 내용 중에 그들이 금식 기간에 해가 떠 있을 때만 금식을 한다는 점과 전 세계 어디에 있든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치한 ‘메카’를 향해 절을 해야 한다는 점이 제 흥미를 끌었고 그게 영감을 얻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공모전을 준비하며 “과연 시각장애인들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문제점을 찾아 해결해가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했습니다. 스타일링의 영감은 ‘메카’와 무슬림 사원에서 받아 디자인했습니다. 종교적으로 중요한 구조물과 사원이지만 그것들의 형태를 알기 어려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제품을 사용하며 무의식중에 그 형태들을 알 수 있도록 형태로 담아내었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본인의 대표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Behance에서 Pd 깃발을 받은 ‘OUTLAW’입니다. ‘OUTLAW’는 래퍼들을 위한 헤드폰입니다. 래퍼들이 가사를 쓸 때 같은 구간을 반복해서 듣는다는 사실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습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랩을 하는 모습이 래퍼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래퍼들을 만나 인터뷰를 통해 컬러와 스타일링의 방향을 정했습니다. 그들이 좋아하는 블랙과 골드를 메인 컬러로 잡고 체인과 같은 헤드폰 연결고리를 디자인 포인트로 잡았습니다. DJ들이 LP판을 스크레치하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헤드폰 양쪽에 음량조절, 구간조절 등의 기능이 부여된 조그휠 컨트롤러를 디자인했습니다.
Q.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어떤 제품을 어떤 목적으로 디자인하느냐를 우선 정리합니다. 컨셉이 중요한 국제 어워드의 경우 컨셉이 돋보일 수 있는 디자인을 하려고 합니다. 양산을 목적으로 둘 경우 사용성과 양산 단가를 고려하며 디자인을 합니다. 스타일링에서는 메타포를 가져가려고 하는 편입니다. 제품의 사용법이나 컨셉을 담아내는 메타포는 디자인의 깊이가 생기며 감동을 주기도 하더라구요. 저도 그런 감동을 주는 디자인을 하고 싶기에 아직은 부족하지만, 메타포를 담아내려 꾸준히 시도하고 있습니다.
Q.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디자인 서적이나 멘토가 있다면?
저는 많은 사람이 손에 꼽는 하라 켄야의 ‘디자인의 디자인’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하라 켄야의 디자인을 대하는 방식과 접근이 일본의 전통 장인과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포장지 하나를 골라도 전체적인 컨셉에 맞추어 선택하고 없으면 개발해내는 그의 태도를 배우고 싶습니다. 책을 통해 디자인이 무엇인지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외로는 잡지를 보는 편입니다. 잡지를 통해 소비 트렌드나 패션 등과 같은 다양한 트렌드를 알 수 있기에 종종 봅니다. 그러한 트렌드를 제품 디자인에 접목하면 재밌는 생각들이 나더라구요.
모든 것들이 제 멘토였습니다. 학과 교수님들, 같이 디자인하는 친구들과 후배들, 비헨스 등과 같은 온라인에서 활동하시는 디자이너 분들. 궁금해하고 알고자 할 때 손사래 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다들 친절하게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심지어 알지도 못하는 사이인데 온라인을 통해 물어봐도 너무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심지어 추석에 연락했는데도 당일 장문의 답장을 주시더라구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Q. 디자이너로서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단순히 아름답게 만드는 것만이 디자이너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합니다. 제게 있어서 디자이너는 생각을 디자인하는 사람입니다. 때로는 창의적인 생각을 통해 문제를 찾고 또 문제를 해결하며 하나의 생각을 가지고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디자이너의 사회적 역할이고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을 통해 누군가가 조금 더 편해질 수 있기를, 누군가가 조금 더 기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그런 디자이너가 될 수 있도록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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