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요? 탁월한 디자인을 하는 방법은?
보기에 아름다우면서도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분야가 바로 인간공학 기반의 디자인이죠. 디자인에서 인간공학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인간공학이란, 간단히 말해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쉽고, 안전하고, 편리하면서도 보기에도 좋은 디자인 방법을 탐구하는 대표적 다학제적 학문의 분야입니다. 공학과 심리학과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지요. 제가 이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건 재수하고 대학을 진학할 때인, 1979년입니다. 진짜 옛날 얘기이지요!! 당시 우리나라에는 이 분야의 교수도 없었던 때입니다.
과목만 있었지요. 미국에서 그 당시 뜨는 새로운 분야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는 KAIST 선배들의 조언으로 이 분야의 교과서 같은 좋은 책을 추천 받았지요. 선배의 책을 빌려서 복사 후 제본하여 독학으로 시작했습니다. 공부를 진행하며 깨달은 것이 있어요. 바로 모든 것의 중심은 인간의 심리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순간,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눈에 띄고 사용하기 편리한 무언가를 만들거나 그 비법을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가 오면 사람들이 어떻게 우산을 써야 하지요. 집에서는 어디에 우산을 보관하는지, 나갈 때 어떤 우산(긴 우산/접는 우산)을 챙기는지, 가방에 넣는지 아니면 손에 들고 다니는지,…등 이 모든 것이 제 눈에는 흥미의 대상입니다. 국내.외 화장실의 남.여를 구분하는 표시/디자인의 다양성은 진짜 인간 창의성의 끝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어요. 수많은 화장실 사진이 있습니다. 또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사람들이 어떤 순서로 좌석을 선택하는지 관찰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을 자세히 보면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죠.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 패턴을 관찰하는 것은 저에게 큰 즐거움을 줍니다. 남들과 다른 관점은 창의성을 향상시키고,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관점이 체득되었을 때 비로소 탁월한 디자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자로서, 디자이너로서 미션이 있다면?
공학 분야 종사자들은 자신들의 '파이(Pie)'를 키우는 데 능숙합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표할 때, 이들은 먼저 협력하여 자기 분야로의 예산 확보에 협력하고 노력합니다. 큰 예산을 확보 한 이후 에야 비로소 경쟁이 시작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공학자들의 ‘파이’는 점점 커지요. 하지만, 디자인 분야로 넘어와 보니, 디자이너들이 이런 '파이 키우기'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고 미숙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디자인 분야에서도 공학 분야와 같이 서로의 '파이'를 키우며 동시에 산업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갈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합니다. 우선적으로, 디자인 커뮤니티 내에서 협력과 공유의 가치를 강화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서로 나누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대외적으로는 정부 및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디자인 분야의 가치와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적극적인 예산 확보와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넓혀야 합니다. 이 모든 노력이 결합될 때, 디자인 분야도 공학 분야처럼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디자인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세계디자인수도 서울 2010’ 총 감독, Red Dot Award: Product Design 분야와 Design Concept 부문의 심사위원, Dyson Award 심사위원, 세계디자인기구(WDO) 이사, K-디자인 어워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 3대 디자인상’으로 자리매김을 한 K-디자인 어워드에는 2015년부터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해 올해로 10년째가 됩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디자인 어워드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K-디자인 어워드는 어떤 공모전인가요?
K-디자인 어워드는 전 세계 17개국 33명의 심사위원이 크게 산업, 공간, 커뮤니케이션 부문으로 나누어 다양하고 우수한 디자인을 선별해 시상하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국제 디자인 공모전입니다. 이 공모전은 제품 외형의 우수함 뿐만 아니라 혁신적 가능성과 창의적 아이디어에 진정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를 통해 디자이너, 기업, 디자인 조직, 디자인 스튜디오들이 창조한 최고의 아이디어와 뛰어난 디자인 형태로 구성된 다양한 작품들을 기대하며, 이를 통해 우수한 디자인을 선정해 시상합니다. 이러한 특성을 통해 K-디자인 어워드는 창조성, 혁신성 및 디자인의 우수성을 인정받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디자이너와 기업이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K-디자인 어워드에는 매년 수 천 점의 디자인이 전 세계에서 출품되고 있으며, 시상식에 참석하는 수상자 비율은 약 50% 정도됩니다. 매우 높은 비율이지요. 올해, 2024년도에는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인 롯데타워 내의 ‘시그니엘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제 한국에도 외국의 유명 국제공모전처럼 모두에게 인정받는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 시상식이 탄생한 것입니다. 지속적인 K-디자인 어워드의 주최와 지속적인 발전은 분명 아시아 디자인 시장의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것이 제가 레드닷, K-디자인 어워드 등의 디자인 공모전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이유입니다. 좋은 공모전에 많은 디자이너가 출품을 하고, 디자인 시장이 더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올해의 K-디자인에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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