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식회사 하이픈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나웅주입니다. 하이픈 내에는 사내 독립기업(CIC) 형태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1-1 company, 워크앤라이프 상점 place1-3, 디자인 교육원 1-5 design lab. 위 3개의 브랜드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이픈은 위 3개 회사를 아우르는 법인으로, 사내 독립 형태로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디자인 서비스, 교육, 리테일 분야에서 브랜드를 운영해 나가면서, 각 사업의 방향 결정 및 전략 수립, 채용 관련 등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이 구조를 도입하게 되었어요. 회사 간 장점을 결합한 프로젝트 수행, 디자이너 채용 등에서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일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본인의 집중 분야 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표 성과나 경험을 이야기해 주세요.
1-1컴퍼니의 대표 프로젝트라고 한다면 두 가지를 꼽을 수 있겠네요. 가장 먼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수행한 '뮤지엄한미'(구 한미사진미술관)의 리브랜딩 프로젝트입니다. 브랜드 네이밍부터 아이덴티티 도출, 브랜드 에셋과 가이드라인 구축, 미술관 웹사이트와 새로운 본관의 웨이파인딩 시스템까지 통합적인 브랜딩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가현문화재단은 한미사진미술관과 한국사진문화연구소를 통해 실질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재단입니다. 재단의 장기적인 목적사업 수행을 위해 2022년 삼청동 미술관 확장에 맞춰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통합 리브랜딩을 수행하는 작업에서 가장 중점을 둔 단계는 미술관을 운영하는 팀원분들과 관장님까지 진행한 인뎁스 인터뷰였습니다. 여러 번의 인터뷰를 통해 미술관의 향후 사업에 대한 진행 과정을 촘촘하게 들을 수 있었고, 송영숙 관장님의 비전과 지난 20여 년 동안 쌓아온 헤리티지를 파악하는데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Preserve to Advance(미래를 위한 보존)’ 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수립하고 Responsibility 책임감, Integrity 진정성, Expandability 확장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도출하여 네이밍 ‘뮤지엄 한미’를 결정할 수 있었죠. 3관 체계를 하나로 일원화하는 네이밍 체계에 맞춰 ‘과거와 현재의 연결’을 모티프로 브랜드 에셋을 개발하고 웹사이트 및 공간 내 웨이파인딩 시스템까지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씽씽’ 리브랜딩 프로젝트입니다. 2019년에 브랜드 에셋을 새롭게 만들었던 프로젝트인데, 5년이 지난 2023년 확장된 사업에 맞는 비전 체계 및 슬로건 등 버벌 아이덴티티와 새로운 브랜드 웹사이트를 재구축하게 되었습니다. 씽씽 또한 인뎁스 인터뷰를 통해 사업 확장 방향과 브랜드 지향점을 추출할 수 있었죠. 당시 씽씽은 이동 대여 외에도 앱 접속에 관한 경험 요소를 더해주는 사업 모델이 개발 중이었는데, 우리는 비전 체계 및 핵심 가치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의 방향성 설정을 주요 어젠다로 잡고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모빌리티 산업의 주요 브랜드들의 버벌과 사업 방향성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리서치와 분석을 통해 차별점과 강점을 찾고, 주요 내용과 표현 방식(ToV)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시안을 개발하였습니다. 핵심 가치는 Safety First, Clean City, Life Connector이며, 브랜드 슬로건은 ‘Good Move, Better Life’로 최종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Verbal identity를 토대로 브랜드 스토리와 웹사이트 개발을 완성하며 프로젝트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포기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면?
크리에이티브의 과정과 결과에 있어 목표를 명확히 그려내고, 윤리적으로 올바른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클라이언트의 좋은 아이디어와 행동들이 이윤 창출에만 기여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프로젝트를 살펴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자 노력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단순한 가정에 근거해서 최종 결과물을 도출하고자 하는 유혹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죠. 무엇이 효과가 있고 효과가 없는지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경청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포리즘에는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의 저자 필립 B 맥스의 글이 있습니다. “도구들은 가차 없이 발전하는 기술과 더불어 변모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그래픽디자인의 본질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이다. 아이디어와 컨셉(개념)을 시각적인 형태로 옮기고 정보에 질서를 부여하는 일이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 문장을 항상 머릿속에 두고 작업에 임하고 있죠. 좋은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제가 해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디자인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디자인의 올바른 방향이니까요.
1-1 컴퍼니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서비스가 있나요?
2023년부터 BMS(Brand Management Service) 연간 브랜드 매니지먼트 서비스를 런칭했습니다. 1-1컴퍼니와 함께 브랜딩 프로젝트를 수행한 클라이언트사의 브랜드를 온디맨드 서비스로 관리하는 것이죠. 한마디로 브랜드 고도화를 위해 기획하게 되었어요. 회사의 비전, 사업 방향의 전환 등 다양한 비즈니스의 어젠다에 맞게 정체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고객 페르소나 또는 템플릿 디자인은 업그레이드되고 있고 이를 위해 가이드라인의 고도화는 필수적으로 솔루션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단기간에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는 에이전시의 단점이 BMS 서비스로 인해 장기적인 파트너십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고객사에서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며, 긴 호흡으로 브랜딩을 디테일하게 관리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2024년도에는 현대차 글로벌 BMS의 파트너사로 유럽과 오세아니아 대륙의 디자인을 관리하는 일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이 서비스를 기반으로 브랜드를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클라이언트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maru360 signage project 2021>
코로나 팬데믹에서 엔데믹까지, 디자인 또는 마케팅 방향에서 달라진 점은?
팬데믹부터 엔데믹까지 빠른 속도의 사회 변화, 소비자 변화, 그리고 기술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변화의 원인을 찾는 것과 기술적 변화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 클라이언트사의 프로젝트 어젠다가 더욱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으며, 기존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기보다 더 유연하고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한 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죠. 그래서 1-1에서 만들어 내는 디자인 방향은 좀 더 근본적이고 해당 브랜드의 감성을 솔직 담백하게 느끼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 동안 쌓아온 브랜드 자산을 꼼꼼히 살펴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본질의 가치를 보여주는 디자인에 대한 고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디자이너로서 본인만의 철학이나 신념이 있다면?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은?
1-1컴퍼니의 회사명은 ‘하나의 좋은 생각을 브랜드로 만들고 실현하기 위해 일합니다.’ 를 의미로 담아 지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에 대한 클라이언트의 생각을 경청하고, 뜻하는 바가 어떤 가치를 만들고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고 이를 디자인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 회사 운영과 병행하여 사단법인 세품아라는 곳에서 이사직으로 7년여의 시간동안 사회 문제를 함께 풀어가고 있습니다. 세품아가 직면하고 해결한 현재의 사회 문제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시대를 위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좋은 생태계를 위한 해결책을 끝까지 만들어가자는 비전으로 모두가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긴 여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솔직함, 윤리적인 행동, 사회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 앞으로의 비전 또한 회사 전체 구성원들과 함께 이러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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