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스웨덴 SIGMA 그룹의 Design lab,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는 조상우입니다. 이곳 스웨덴에서 생활한 지는 6년 정도 되었습니다. 현재 IoT (Internet Of Things) 분야의 통합적인 디자인 전략과 다양한 디자인 핵심 요소를 통한 사용자 경험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합류하기 전에는 스웨덴 소니에릭슨 (Sony Ericsson), 노르딕 디자인 센터와 삼성 모바일 디자인 그룹에서 디자이너로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Q. 유럽에서 디자이너로서 많은 경험을 하고 계십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고 싶습니다.
많은 디자이너가 동경하는 북유럽의 문화는 기대 이상으로 깊이 있고 많은 영감을 줍니다. 세계의 다양한 국적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이곳으로 모여드는 이유도 바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가치를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 역시도 디자인 전공을 하던 학창시절부터 이러한 글로벌한 무대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이를 위해 꽤 오랜 시간의 준비와 노력을 하였습니다. 당시 유학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고 그만큼 높은 벽도 실감했습니다. 하지만 늘 마음속에 저만의 비전을 새겨놓고 꾸준히 준비한 결과, 당시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회사들로부터 긍정적인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스웨덴 Sony Ericsson, UXC design center를 시작으로 이곳 북유럽에서 디자이너로서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면서 이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더욱 즐기게 해주는 요소들을 많은 발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늘 책에서만 보던 훌륭한 퀄리티의 뮤지엄들이라던지, 감각적인 디자인이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카페, 도서관, 역사 깊은 거리의 풍경은 항상 디자이너로 깨어있게 해주는 환경이 매력적입니다.
Q. SIGMA GROUP은 어떤 회사인가요?
SIGMA GROUP은 스웨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컨설팅 기업으로 IT, 소프트웨어, 테크, 건설 부문 등의 다양한 분야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IoT (Internet Of Things) 부문에 특화된 Connectivity 사 Design lab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IKEA, Bang & Olufsen, Volvo, Intel 등의 글로벌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대표 작품 설명 부탁합니다.
지금까지 운이 좋게도 모바일 제품, 웨어러블, 그리고 IoT 제품군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첨단분야의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한국과 스웨덴을 오가며 다양한 경험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진행해 온 프로젝트 중 SONY만의 미니멀하고 절제된 디자인 랭귀지가 반영된 Smart watch, Smart band 시리즈가 기억에 남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몸에 착용하는 제품이다 보니 엔지니어, 인간공학, 디자인팀 등 관련 부서가 모여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치열한 고민과 시도들의 결과로 IF, 레드닷 등의 여러 디자인상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첨단의 IT 제품이지만 패션의 한 부분으로 접근해보자는 컨셉으로 진행하였고 패션 매거진 보그(Vogue)에 소개까지 되어 뿌듯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아이디어의 도출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컨셉을 명확하게 유지하고 관련된 팀 간의 협업이 시너지를 발휘한 사례였습니다.
Q. 평소 디자인 영감은 어떻게 얻는 편인가요?
한국에서도 북유럽 디자인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이들의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문화를 그리고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도시를 구성하는 주요 건축물에서부터 동네의 빈티지 마켓의 소품들까지 실용적이고 군더더기가 없는 디자인이 드러납니다. 바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철학이 생활 문화 전반에 잘 스며들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디자이너에게도 훌륭한 영감 (inspiration)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다양한 국적을 가진 회사 동료들도 북유럽 디자인의 가치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것을 봅니다.
Q. 대표작 외에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작품이라고 말하기에는 소소하지만, 유럽 다양한 도시의 풍경들을 사진으로 찍고 일러스트로 표현하는 과정을 즐깁니다. 어찌 보면 디자인과는 상관없을 것 같은 과정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행위들을 통해서도 다양한 영감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을 찍을 때의 구도, 색감, 타이밍과 그리고 일러스트의 디테일 과정들은 ‘디자인’이라는 전체적인 틀 안에서 모두 연결되어 있고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Q. 자신만의 특별한 디자인 프로세스가 궁금합니다.
진행되는 모든 프로젝트에 ‘스토리 (story)’를 담아내려고 노력합니다. 단순히 제품을 아름답게 디자인하기보다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관점 (user perspective), 생활패턴 (life style), 매체에서 접하게 되는 광고 (visual communication)의 이미지까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마치 누군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할 때 선물을 고르고, 포장지를 고르고, 카드를 쓰고, 어떤 분위기에서 전달할지까지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구상하는 ‘통합 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디자인 서적이나 멘토가 있다면?
언제나 우리가 마주하고 접하는 일상을 디자인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하라 켄야의 ‘디자인의 디자인 (Design of design)’ 입니다. 디자인이란 결국 어떤 기술이나 지능적인 부분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본질을 찾아내는 감성과 통찰력에 기반을 둔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깊이 있게 관찰하고, 핵심요소를 감각적으로 발전시키는 적극적인 자세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명확한 컨셉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디자이너로서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의 가치 있는 경험들을 바탕으로 언젠가는 사회를 위한, 그리고 문화를 위한 디자인 분야에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제품이 사용되는 환경, 그리고 사용자들이 살아가는 문화까지 아우를 수 있는 디자인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경험에서 가치를 찾고 이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경험들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자신이 매일매일 살아가고 있는 환경이 될 수도 있고, 바로 옆에 앉은 동료일 수도 있고, 내 눈앞에 놓인 프로젝트일 수도 있겠지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다양한 경험들 속에서 성장하는 자세 (Attitude)를 갖춘다면 희미했던 비전도 점점 뚜렷해질 것이라 믿습니다.
취재_디자인소리 미디어 콘텐츠팀
저작권자 ⓒ 디자인소리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 출처와 원문 링크를 표시하면 블로그 및 홈페이지 등에 자유롭게 게재할 수 있습니다.